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인지 및 행동 과정 중 발생하는 효과, 방관자 효과에 대하여

by bonheur-1113 2024. 3. 10.

방관자 효과

1. 사회 심리학 이론 중 하나, 방관자 효과의 의미

사회 심리학 이론 중 하나인 방관자 효과(또는 방관자 무관심)는 타인 앞에서 피해자에게 도움을 줄 가능성이 적어진다는 것을 가리킵니다. 이 이론은 1964년 키티 제노비스의 살인 사건을 계기로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키티 제노비스(Kitty Genovese)는 28세의 바텐더 여성으로, 어느 날 새벽에 일을 끝마치고 살고 있는 아파트로 돌아가던 중이었습니다. 이때, 그녀를 발견한 29세 남성 윈스턴 모슬리(Winston Moseley)가 그의 차로 그녀의 아파트 단지 주차장까지 따라갔습니다. 칼로 무장한 그를 발견한 제노비스는 재빠르게 건물 앞으로 달려갔지만, 모슬리에게 따라잡혔고 뒤에서 공격당하게 됩니다. 이에 제노비스는 겁에 질려 도움을 요청하고자 소리를 질렀고 이에 놀란 모슬리는 자신의 차를 타고 도망갔다가 10분쯤 후 챙이 넓은 모자로 얼굴을 가리고 다시 돌아와 그녀를 찾았습니다. 주차장, 아파트 단지를 돌며 그녀를 찾던 그는 건물 뒤편에 쓰러져있는 그녀를 다시 발견하였고, 그녀에게 다시 공격한 후 도망쳤습니다. 공격은 약 30분에 걸쳐 진행되었고 그녀는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이송되는 도중 안타깝게 사망하였습니다. 이 사건은 뉴욕 타임스에 기사화되었고, 38명의 목격자가 칼에 찔리는 모습을 지켜봤지만, 범인이 도망치고 제노비스가 사망할 때까지 개입하거나 경찰에 신고조차 하지 않았다며 자극적인 내용으로 소개되었습니다. 이 기사는 대중의 많은 관심을 받게 되었고, 이때 방관자 효과에 대한 이론이 대중에게 알려지게 됩니다.

 

한 심리학자는 목격자의 도움 부족을 책임 분산이라고 설명하였습니다. 즉, 목격자가 많을수록 각 목격자는 다른 사람이 같은 사건을 목격하는 것을 인식하고 있어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책임을 지고 조치를 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하였습니다. 그러나 2007년에 발표된 한 기사에 따르면 제노비스의 살인 사건이 언론에 의해 과장되었다고 합니다. 사실 실제로 사건을 본 목격자는 극히 드물었다고 합니다.

 

2. 방관자 효과가 발생하는 인지 및 행동 과정

방관자 효과가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사회 심리학자들은 긴급 상황에서 방관자의 행동을 테스트하기 위해 다양한 연구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러한 연구에 따르면 구경꾼에게 영향을 미치는 긴급 상황은 다섯 가지의 특징이 있습니다.

  1. 긴급 상황에는 피해의 위협 또는 실제 피해가 포함됩니다.
  2. 긴급 상황은 비정상적이고 드뭅니다.
  3. 긴급 상황에서 필요한 조치 유형은 상황에 따라 다릅니다.
  4. 긴급 상황은 예측하거나 예상할 수 없습니다.
  5. 긴급 상황에는 즉각적인 조치가 필요합니다.

이러한 다섯 가지 특성을 가진 긴급 상황을 마주한 구경꾼은 다음과 같이 인지 및 행동 과정을 거치게 되는 것입니다.

  1.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인지
  2. 상황을 '긴급 상황'으로 해석
  3. 느끼는 책임감의 정도 파악(피해자가 도움받을 자격이 있다고 느끼는지 여부, 목격자의 능력, 목격자와 피해자의 관계에 따라 달라짐)
  4. 지원 형태 선택(직접 개입 혹은 신고와 같은 우회 개입)
  5. 선택한 조치 이행

이러한 인지 개념을 테스트하기 위해 사회 심리학자들은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실험을 하였습니다. 학생들은 실험자가 돌아올 때까지 기다리는 동안 설문지를 작성하도록 요청받았습니다. 이때, 긴급 상황을 시뮬레이션하기 위해 벽 통풍구를 통해 연기를 실내로 퍼지게 하였습니다. 그 결과, 혼자 작업하는 학생은 거의 즉시(5초 이내) 연기를 알아차렸으나 그룹으로 작업하는 학생들은 연기를 알아차리는 데 더 오랜 시간(최대 20초)이 걸렸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공공장소에서 공손한 에티켓을 지키고자 하는 사회적 규범으로 설명될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서양 문화에서 멍하니 주위를 둘러보는 것이 무례하다고 평가하기 때문입니다. 즉, 혼자 있는 사람들이 주변 환경을 의식할 가능성이 더 높기 때문에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더 잘 알아차릴 수 있다는 결론이 도출됩니다. 이렇게 일단 상황이 인지되고, 그 상황을 긴급 상황으로 해석하면 다른 사람들의 반응을 모니터링합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이 상황에 반응하지 않는다고 판단하면 긴급 상황이 아닌 것으로 해석하고 개입하지 않습니다. 이것은 다원적 무지 또는 사회적 증거의 예로도 활용됩니다. 한 그룹의 학생들은 연기가 너무 진해서 시야를 가리고 눈을 자극하거나 기침을 유발한다는 것을 분명히 알아차렸음에도 다른 사람이 상황에 반응하지 않자, 누구도 먼저 나서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4분 후 한 명만이 처음 나섰고, 총 8개 그룹 중 5개 그룹에서 이와 같은 반응을 관찰하게 됩니다.

 

3. '방관자 효과'가 극대화되는 순간, 그리고 우리의 인식

개인은 앞서 언급한 인지 및 행동 과정을 거치므로 사회 심리학자들은 구경꾼의 수가 많을수록, 구경꾼끼리의 관계가 멀수록(응집력이 낮을수록), 모호성이 높을수록 방관자 효과가 극대화된다는 주장을 뒷받침하였습니다. 그러나 2019년 대규모 국제 문화 인류학 연구에서는 서로 다른 국가의 3개 도시(랭커스터, 암스테르담, 케이프다운)에서 보안 카메라로 녹화된 219건의 거리 분쟁과 대결을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방관자 이론과는 달리, 구경꾼의 거의 모든 경우에 개입하였으며, 구경꾼의 수가 많을수록 개입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됩니다.

 

이처럼 방관자 효과는 이론적으로 적용되는 사례가 존재하기도 하지만, 또 어느 때는 적용되지 않은 사례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이 이론이 계속해서 연구되는 이유는 적용되는 사례마저 줄이기 위함이 아닐지 생각해 봅니다. 모르는 누군가에게 도움을 준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또한 모두에게는 자신만의 사정이 있으니 '방관자'라 할지라도 무조건 비난받을 이유는 없습니다. 그러나 주위의 시선이나 반응 때문이 아닌 자신의 객관적인 판단에 의해 도움의 여부를 결정하는 사람이 늘어난다면 방관자가 존재하더라도 많은 사람이 도움을 받게 될 것입니다.